고양 행주산성에 다녀왔다. 1992년,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4학년 당시 소풍으로 이곳을 찾은 뒤, 오늘에야 왔으니 햇수로 29년 만이다. 그러니까 대략 30년 만에 행주산성에 왔다. 집이 있는 마포에서 고양 행주산성까지는 대중교통으로도 5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자차로 온다면, 대략 30분 정도 걸릴 것 같다.
행주산성 주변으로는 대규모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일명 행주산성공원이다. 또한 행주산성 둘레길은 경기도가볼만한곳, 서울근교 산책코스로 꾸준히 거론된다. 고양 행주누리길이 통과하는 구간이다. 또한 행주산성 내부에는 평화누리길, 역사누리길이 자리하고 있다. 해발고도가 워낙 낮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행주산성 입구로 향하는 산책로는 고양누리길을 경유한다. 고양시 홈페이지에 따르면, 고양누리길은 고양시의 자연과 역사를 배우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산책로다. 북한산, 한북, 서삼릉, 행주, 행주산성역사, 평화, 호수, 경의로, 고봉, 견달산, 송강, 고양동, 오선, 바람 등 총 14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행주산성이 지나가는 구간은 4코스 행주누리길, 5코스 행주산성역사누리길이다.
4코스 행주누리길은 지하철 3호선 원당역에서 시작해 성라공원, 배다골 테마파크, 성사천, 강매동, 강매석교를 지나 행주산성까지 이어지는 약 3시간 20분 코스다. 5코스 행주산성역사누리길은 행주산성 정문인 대첩문에서 시작해 대첩비, 진강정, 팔각초소 전망대, 시정연수원을 지나 다시 대첩문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모든 코스는 '평화누리길'에 포함된다.
2021년 4월 기준, 고양 행주산성은 입장료가 없다. 만약 주차한다면, 2000원의 요금이 있다. 정문 기능을 하는 대첩문에서 체온을 재고 방문자 확인을 위해 전화 한 통을 걸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금세 끝난다. 코로나19 때문에 행주산성 내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곳곳에 비치된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평일이라 비교적 한산한데, 사람이 몰리는 주말이면 기본적으로 우측통행 우선이다.
그렇게 대첩문을 통과하면, 2시 방향에 권율 장군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여행자는 보통 이곳에서 권율 장군의 동상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왼쪽 행주산성 둘레길을 따라 대첩비가 있는 전망대까지 오른다. 권율 장군 동상 근처에는 임진왜란 당시 행주대첩 상황을 표현한 부조가 네 점 걸려있다. 행주대첩은 관군과 의병, 민간인이 의기투합해 일본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전투로, 당시 임진왜란의 판도를 바꾼 사건이었다.
덕양산에 자리한 고양 행주산성의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지나면서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했다.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꽤 훌륭한 요새 역할을 했고, 이후에도 군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로 쓰였다. 특히 행주대첩 이후 권율 장군이 사망한 뒤, 부하 장수들이 이곳에 모여 세운 행주대첩비가 있다. 1603년에 세워진 비석으로 행주산성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이다.
둘레길을 따라 쭉 오르면, 좌측으로 작은 공원이 나온다. 행주산성의 다양한 장면을 촬영한 사진이 전시되어 있으니 잠시 들러 살펴보는 것도 좋다. 그렇게 계속 오르면, 우측으로 '충장사'라는 이름의 작은 사찰이 나온다. 권율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으로 1970년에 지어졌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인지 아쉽게도 충장사 내부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렇게 계속 오르막길을 따라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때 우측으로 향하면, 대첩기념관과 연결된다. 1980년에 문을 연 박물관으로 행주대첩 당시 사용했던 무기와 권율 장군의 승전도 등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역시 코로나19 때문인지 대첩기념관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아쉬운 대로 건물 외관만 촬영한 다음, 대첩비가 있는 위쪽으로 향한다.
조금만 올라가면, 우측으로 한강이 내려다보인다. 가까이 방화대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날씨가 다소 흐리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서 그런지 한강 일대가 제법 뿌옇다. 여기까지 올랐다면, 9부 능선은 오른 셈이다. 3분 정도 더 올라가면, 대첩비가 있는 정상에 닿는다. 여기서 다시 갈림길이 하나 나오는데,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작은 정자가 하나 나온다. 일단 그쪽으로 향한다.
돌계단을 따라 3분 정도 내려가자 '진강정'이라는 이름의 정자가 하나 나온다. 1970년에 세운 정자로 '진강'은 한강의 홍수를 막는다는 의미다. 진강정을 뒤로하면 한강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야경 촬영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매일 저녁노을 질 무렵이면, 삼각대와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찾아오는 출사족이 몰리기도 한다.
진강정 뒤쪽으로 산책로가 쭉 이어진다. 고양누리길 5코스가 통과하는 구간으로 우측에 한강을 끼고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일단 정상의 대첩비를 봐야 했기에 다시 돌계단을 따라왔던 길을 도로 올라간다. 4월 말을 지나는 시기지만, 벌써 후텁지근하다. 한낮에는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가 찾아오는 시기다. 금세 초여름이 코앞에 다가왔다.
돌계단을 따라 끝까지 올라 둘레길과 다시 합류한다. 둘레길을 따라 조금 더 오르자 좌측으로 작은 정자가 하나 나온다. 덕양산의 이름을 딴 정자, 덕양정이다. 덕양정을 등지면, 행주대첩비가 눈앞에 나타난다. 일단 우측 둘레길을 따라 대첩비 뒤쪽으로 이동해본다. '충의정'이라는 이름의 건물이 나오는데, 행주산성 영상교육관으로 쓰이고 있다. 역시나 코로나19 상황으로 내부 입장은 불가능했다.
정상에 우뚝 서있는 행주대첩비는 1970년에 건립했다. 1602년에 건립한 행주대첩 초건비는 그 아래, 대첩비각 안에 자리한다. 대첩비 주변으로 철쭉을 비롯한 다양한 봄꽃이 피어 사진 찍기에도 좋다. 산책 나온 여행자 몇몇이 행주대첩비 가까이 접근해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을 찍고는 뒤쪽의 덕양정으로 서둘러 이동한다. 무더위 때문이다.
경기도가볼만한곳, 서울근교 산책 명소를 찾고 있다면, 고양 행주산성은 훌륭한 선택지다. 고양누리길을 따라 트래킹을 해도 좋고, 자전거를 타고 하이킹 코스를 짜도 좋다. 오랜만에 행주산성에 올라 권율 장군과 행주대첩에 대해서도 다시금 공부해보고 한강 일대를 조망해보는 것, 꽤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에 행주산성 나들이는 어떨지.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도 가볼만한곳 매향리 평화역사관 (0) | 2021.11.03 |
---|---|
경기도 가볼만한곳 여주 금은모래강변공원 (0) | 2021.11.03 |
경기도 가볼만한곳 행궁동 벽화마을 등 (1) | 2021.11.03 |
경기도 가볼만한곳 니지모리 스튜디오 (0) | 2021.11.03 |
경기도 가볼만한곳 초막골 생태공원 (0) | 2021.11.03 |